항산화 화장품이라는 말은 광고에서 자주 보이지만 기능성화장품 제도에는 그런 항목이 없습니다.
없는 항목이 이만큼 많이 쓰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말이 서로 다른 두 가지를 한 단어로 덮기 때문입니다.
항산화 화장품은 고시 항목이 아닙니다
항산화 화장품이라는 표시를 포장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은 그런 인정 절차가 애초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기능성화장품으로 관리되는 것은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 등입니다. 항산화는 그 목록에 없습니다.
그래서 포장에 기능성 표시가 있다면 그것은 미백이나 주름 개선에 대한 것이고, 항산화는 그 옆에 붙은 설명입니다. 심사나 보고를 거친 문구가 아닙니다.
두 가지 맥락을 구분해야 합니다
첫째, 제형을 지키기 위한 것. 유지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시간이 지나면 산패합니다. 그것을 늦추기 위해 토코페롤 같은 성분을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제품의 안정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둘째, 피부에 작용한다는 주장. “피부의 산화를 막는다”, “활성산소를 잡는다” 같은 문장이 여기 해당합니다. 이건 제품이 무엇을 해 준다는 주장이고, 사실과 관련된 표시·광고이므로 사업자에게 실증 책임이 따라옵니다.
광고에서 앞의 사실을 근거로 뒤의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분이 산화를 늦추는 성질을 가진 것과, 그 제품이 피부에서 무엇을 하는 것은 성격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구분의 출발점은 문장의 주어입니다. 성분이 주어면 성질에 대한 설명 쪽이고, 피부가 주어면 결과에 대한 주장 쪽입니다.
다만 주어만으로 갈리지는 않습니다. 성분을 주어로 두고도 제품 광고 안에 놓이면 그 제품의 효능 주장으로 읽힙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함께 봅니다.
- 어디에 쓰였는가: 성분 설명란인지, 제품을 권하는 문장 속인지
- 근거가 함께 있는가: 무엇을 어떻게 확인한 결과인지가 붙어 있는지
근거 없이 성질만 앞세운 문장이 제품 광고에 놓여 있다면 설명이 아니라 주장 쪽으로 읽어야 합니다.
흔히 항산화로 불리는 성분들
- 토코페롤(비타민E) 계열
- 아스코빅애씨드 및 그 유도체
- 글루타치온
- 각종 식물 추출물
한 범주로 묶여 불릴 뿐 성격은 제각각입니다. 제품에서 맡는 역할도, 기능성 고시 여부도 성분마다 다릅니다. “항산화 성분”이라는 한 마디로 묶인 목록을 보면 각각이 전성분에서 어떤 이름으로 적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 중 아스코빅애씨드 유도체 일부는 미백 기능성으로 고시되어 있습니다. 그 경우에는 고시된 함량과 절차를 충족하면 미백 표시가 가능합니다 (비타민C 유도체: 무엇이 고시 성분인가).
같은 성분이라도 어떤 근거로 무엇을 표시하는지가 나뉘는 셈입니다. 전성분에 토코페롤이 있다고 해서 그 제품이 항산화를 표방할 근거가 생기는 것도,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가 있다고 해서 미백 기능성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확인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확인할 수 있는 것: 전성분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포장에 기능성 표시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기능인지.
확인할 수 없는 것: 그 성분이 개인의 피부에서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이건 성분 목록으로도, 제도로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품을 고를 때 기준을 하나만 둔다면 기능성 표시 쪽이 확인 가능한 정보입니다.
어느 쪽 이야기인지 표시에서 가려 보기
앞에서 나눈 두 맥락을 실제 제품에서 갈라 보는 방법입니다.
| 어디를 보나 | 무엇이 보이나 |
|---|---|
| 포장의 기능성 표시 | 절차를 거친 문구. 항산화는 여기 없습니다 |
| 전성분 |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가. 역할까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
| 상세 페이지의 설명 | 제약이 가장 느슨한 자리입니다 |
셋을 나란히 놓으면 갈립니다. 표시에 없는 내용이 상세 페이지에만 있다면 그것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설명입니다. 설명이 틀렸다는 뜻이 아니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다른 층에 있다는 뜻입니다.
노화를 막는다는 취지의 표현은 화장품이 표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습니다. 그 밖에 광고 문구를 읽는 공통 기준은 화장품 광고 금지 표현, 여섯 가지 유형에 있습니다.